무엇이 바뀌었나
미국 증시에서 직전 세션에 가장 크게 밀렸던 반도체와 기술주가 이번에는 가장 앞에서 올랐습니다. 같은 날 단기 국채 금리도 더 긴축적인 연준 경로를 가격에 담으며 함께 올랐습니다. 10월 19일에는 메가캡의 강한 실적이 금리 상승의 부담을 일시적으로 눌러 이긴 모습이었는데, 폭락에 대비하는 옵션의 상대 가격을 재는 CBOE Skew는 20일 평균보다 한참 높은 자리에 머물렀습니다. 이 둘을 함께 놓고 보면, 이번 상승은 투자자들이 하락 보호를 걷어 내지 않은 채 나온 반등이며 보호를 풀어도 된다는 신호는 아직 켜지지 않았다는 것이 지금의 판단입니다.
| 바뀐 것 | 값 | 무엇을 말하나 |
|---|---|---|
| 반도체(SOXX) · 기술주(XLK) · QQQ | +1.7% · +1.4% · +1.2% | 직전 세션 하락 때의 순서를 그대로 뒤집었다 |
| SPY · 동일가중 경기소비재 · 유틸리티 | 0.4% 상승 · 2.4% 하락 · 3.4% 하락 | 지수는 올랐지만 함께 오른 쪽은 넓지 않았다 |
| 2년물 · 10년물 국채 금리 | 4.77%(+5.1bp) · 5.14%(+4.0bp) | 단기물이 더 올라 곡선이 평평해졌다 |
| 12월 9일 회의 인상 확률 (FedWatch, 10월 20일 06:32 KST 수집) | 25bp 60.9% · 50bp 28.0% | 12월 인상이 기본값으로 반영돼 있다 |
| VIX · CBOE Skew | 18.4(-7.8%) · 161.9 | 공포지수는 내렸지만 폭락 보험료는 150 위에 남았다 |
단기물이 장기물보다 빠르게 오르는 이 모양을 베어 플래트닝이라고 부르며, 시장이 성장보다 연준의 정책 경로를 먼저 가격에 담을 때 나타납니다. 금리가 오르는 날 주가가 함께 오르는 조합은 실적이 계속 기대를 웃돌 때만 유지되는데, 이번에는 반도체처럼 오르내림이 큰 고베타 주도주가 그 기대에 가장 먼저 반응한 셈입니다.
다만 함께 오른 쪽은 넓지 않았습니다. 소형주 ETF인 IWM은 200일 지수이동평균 아래에 머물렀고, 시가총액과 관계없이 모든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담는 RSP와 SPY의 비율은 20일 평균보다는 높지만 당일에는 0.75% 내렸습니다. 반도체의 반등은 시장 전체의 위험 선호가 살아났다기보다, 대형 기술주 안에서 직전 하락의 일부를 되돌린 움직임에 가깝습니다.
그대로인 것
대형 기술주 안의 되돌림이라는 해석이 무게를 갖는 것은, 판단의 바탕이 되는 조건 세 가지가 이번에도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시나리오 확률 — 스태그플레이션 36%, 리플레이션 32%로 직전 판단 이후 바뀌지 않았고, 다음 갱신 계기는 10월 29일 근원 PCE 발표입니다. 두 시나리오 모두 물가가 연준 목표를 웃돌고 연준이 긴축을 이어 간다는 전제를 공유합니다.
- 연준 목표 범위 3.75–4.00% — 그대로이며, 다음 회의의 동결 확률은 85.1%입니다.
- 주식과 채권의 같은 방향 움직임 — SPY와 TLT의 60일 상관계수(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정도)는 +0.4로, 채권이 주식을 헤지하지 못한다고 보는 기준선 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반등은 거시 판단을 바꾸는 사건이라기보다, 근원 PCE 발표 무렵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좁은 박스권 안의 움직임으로 읽는 편이 맞습니다. 채권이 주식 하락을 받쳐 주지 못하는 환경이 그대로인 만큼, 주식 보유자가 옵션으로 하락 보호를 유지할 이유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해석
옵션으로 하락 보호를 유지할 이유가 남아 있다는 점이 이번 반등을 읽는 출발점입니다. 주식시장의 꼬리 공포가 시장 전체의 위험 신호로 번질지는 폭락 보험료가 아니라 신용시장과 변동성의 만기 구조가 결정한다는 것이 이 판단의 기준입니다. 겉으로는 공포지수가 내려와 안도 랠리처럼 보이지만, 속을 보면 등가격 옵션의 변동성은 팔리는 가운데 폭락 대비 보험에 붙는 웃돈은 높은 채로 남아 있습니다.
| 표면 (눈에 보이는 분위기) | 속 (실제 움직임) |
|---|---|
| 반도체·기술주가 앞장서 올랐다 | 소형주(IWM)는 200일 지수이동평균 아래, 동일가중 경기소비재는 내렸다 — 함께 오른 종목이 좁다 |
| 공포지수 VIX는 경계선 20 아래로 내려왔다 | 폭락 보험료(Skew)는 ‘매우 높은’ 기준 150 위에 있다 |
| 금리가 올랐는데도 주가가 올랐다 | 주식이 10년물 국채보다 더 주는 보상(명목 주식 위험 프리미엄)은 +0.12%p뿐이다 |
쉽게 말하면, 가격은 안심한 듯 올랐지만 하락 대비 보험의 값은 여전히 비쌉니다. 그 반등을 받친 종목도 많지 않았습니다.
보험료가 높다는 것만으로 폭락을 예고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는, 그 공포를 확인해 줄 다른 시장이 아직 조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이일드 채권 가산금리는 331bp로 신용 위험 경계선 350bp 아래에 있고, 이 값은 10월 16일 관측치입니다. VIX가 VIX3M보다 낮은 콘탱고, 즉 만기가 긴 변동성이 더 비싸게 매겨진 안정 구조도 유지되었고, 단기 자금시장의 스트레스를 재는 SOFR-EFFR 스프레드는 0.0bp입니다.
과거 Skew가 150을 넘었던 구간도 대개 붕괴보다는 박스권 안에서 밀렸다가 회복하는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다만 서로 겹치는 30일 구간을 센 자료라 독립된 사례 수는 훨씬 적습니다.
반대 증거는 반등의 질에서 나옵니다. SPY와 QQQ 모두 종가가 당일 범위의 아래쪽에서 형성되었고, SPY는 거래량 가중 평균가격(VWAP) 아래에 머물렀으며 매집·분산 지표(A/D)는 누적으로 매도 우위입니다. QQQ는 20일 평균 ±2 표준편차 범위인 볼린저 밴드의 하단을 겨우 웃도는 자리에 있고, 일봉 구조는 여전히 약세입니다.
2021년 이후 SPY에서 이처럼 추세 없이 변동성이 압축됐던 8건은 아래로 풀린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위쪽으로 풀리려면 장기물이 이끄는 금리 곡선 가팔라짐과 소형주·금융주의 상대 강세, 시장 폭 확대가 함께 나와야 합니다. 지금 그 조건을 일부라도 채운 것은 동일가중 쪽 지표뿐입니다.
그래서 지금 더 지지되는 해석은 하락 보호를 그대로 둔 채 나온 반등이라는 쪽입니다. 이 해석을 바꿀 조건은 SPY가 $770.2 위에서 마감하면서 Skew가 149.5 아래로 내려오는 것 하나입니다. 그때는 쌓여 있던 하락 보호가 정리되며 오히려 매수가 더해지는 pain trade(하락 대비가 많을 때 시장이 위로 가 다수의 예상을 거스르는 흐름) 쪽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그 전까지 주식 보유자에게 하락 보호는 지울 비용이 아니라 아직 쓸모가 남은 장치로 읽힙니다.
여기서부터는 금리 쪽에서 같은 반등을 봅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S&P 500의 이익수익률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라, 주식이 국채보다 더 주는 보상이 얇습니다. 이런 자리에서는 주식이 채권보다 싸다고 보기 어렵고, 추가 상승에는 그만큼 실적이 받쳐 줘야 하는 부담이 따릅니다.
실적 쪽 받침은 반등을 이끈 쪽에서 오히려 약합니다. S&P 500의 이익 추정치는 한 달간 +5.9% 상향됐습니다. 반면 나스닥 100은 제자리였습니다. 다만 밸류에이션 모델은 선행 주가수익비율 19.0배를 자체 5년 역사 대비 매우 싼 쪽으로 보고 있어, 가격 부담에 대한 판단은 지표마다 갈립니다.
금리가 지금 수준에 머무는 동안에는, 이익 상향의 받침이 없는 나스닥 100 쪽 비중이 큰 보유자가 실적 발표 때마다 확인 부담을 더 크게 안게 됩니다. 반등을 이끈 업종이 직전 세션 하락 때도 가장 크게 밀렸던 업종이라는 점이 반등의 지속성을 좁히는 조건입니다.
옵션 플로우 관찰
- 기관의 옵션 자금 흐름은 중립 구간에 머물러 어느 한쪽 방향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상위 이례적 거래의 규모는 기관급이지만 콜과 풋의 구분이 제시되지 않아 방향을 읽는 근거로 쓰기 어렵습니다.
- 하락 보험 수요는 높은 쪽에 있습니다. 옵션 거래가 풋 쪽으로 기울어 있고, 깊은 외가격 풋에 붙는 웃돈도 평소보다 큽니다.
- SPY와 QQQ의 옵션 딜러는 지난 10개 세션 대부분 가격 움직임을 키우는 쪽에 있었고, 지금은 그 경계를 오가는 상태입니다. 박스권이 어느 쪽으로든 깨지면 움직임이 커지기 쉬우며, QQQ 쪽이 더 취약합니다.
지난 예고 채점
하락 보호를 걷지 않은 반등이라는 판단은, 직전 글이 걸어 둔 조건들의 결과와 맞춰 보면 윤곽이 더 분명해집니다.
| 직전 글의 예고 | 이번 결과 | 판정 |
|---|---|---|
| 무엇을 보면 되나: SPY 종가가 지지선 $756.2 아래로 내려가는지 | SPY $766.5 | 지지선 위 — 내려가지 않았다 |
| 순환매 판단을 뒤집을 조건: SPY가 $753.5~$756.2 아래에서 마감 + VIX/VIX3M 1.0 위 | 두 조건 모두 미충족 — VIX가 VIX3M보다 낮은 콘탱고 | 뒤집히지 않았다 |
| 국내 반도체 심리 부담이 덜어지는 첫 신호: QQQ가 주봉 20주 지수이동평균 $713.4 위로 복귀 | QQQ $718.4 · 주봉 20주 지수이동평균 $713.8 | 복귀 — 예고한 첫 신호가 켜졌다 |
| 하이일드 가산금리 323bp(10월 15일 관측)의 다음 공식 관측치 | 10월 16일 331bp | 넓어졌지만 경계선 350bp 아래 |
| 10월 29일 이전 WTI가 $89.2 아래에서 마감하는지 | WTI 종가 $103.6 | 진행 중 |
직전 글은 근원 PCE가 전월 대비 0.37% 이상이면 스태그플레이션 확률이 47%로 오른다고 적었습니다. 이번 자료는 같은 근원 PCE 조건(일부 대목에서는 미시간대 확정치 46.3 이하 조건과 함께)이 충족될 때 약 45%를 제시합니다. 조건은 아직 발표 전이며, 약속한 값이 낮아진 이유는 이번 자료에 나오지 않습니다. 시나리오 확률 자체는 직전 글과 같습니다.
이번 채점에서 눈에 띄는 것은 두 결과가 서로 다른 쪽을 가리킨다는 점입니다. 국내 반도체 쪽 부담이 덜어지는 첫 신호는 켜졌지만, 하이일드 가산금리는 경계선 아래에서 조금 더 넓어졌습니다. 가격은 회복 쪽 신호를 냈고 신용은 아직 그 회복을 확인해 주지 않았다는 조합이, 보호를 둔 채 나온 반등이라는 오늘의 결론과 맞아떨어집니다.
주요 일정
보호를 걷어도 되는지는 앞으로 열흘 안에 몰린 일정이 차례로 시험합니다.
| 날짜 | 이벤트 | 왜 중요한가 |
|---|---|---|
| 10월 21일 (수) | VIX 만기 · EIA 원유 재고 | 만기 뒤에도 콘탱고가 유지되면 공포가 변동성 구조로 번지지 않았다는 확인이 되고, 원유 재고는 유가 상승의 첫 실물 검증입니다 |
| 10월 22일 (목) | 신규 실업수당 청구 | 예상 200K에서 238K 선 쪽으로 다가가면 고용 쪽 경기침체 경로가 열리고 하락 보호의 쓸모가 커집니다 |
| 10월 23일 (금) | 미시간대 소비자심리 확정치 | 1년 기대인플레이션이 4.7%를 넘는 가운데 46.3 이하로 나오면 스태그플레이션 쪽 근거가 됩니다 |
| 10월 28일 (수) | FOMC 결정 (성명과 기자회견) | 동결이 대부분 반영된 회의라 인상이 나오면 단기 금리가 다시 오르고, 동결이면 시선은 다음 날 근원 PCE로 넘어갑니다 |
| 10월 29일 (목) | 9월 근원 PCE · 3분기 GDP 속보치 | 근원 PCE 전월 대비 0.37% 이상이면 스태그플레이션 약 45%로 선두, 0.24% 이하이면서 USO가 $151.3 아래면 골디락스 약 22%로 오릅니다 |
- 무엇을 보면 되나: SPY 종가가 $770.2 위에서 형성되면서 Skew가 149.5 아래로 내려오는지
SPY가 그 선 아래에 머무는 동안에는 이번 반등을 보호를 유지한 채 나온 되돌림으로 읽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반대로 SPY가 $759.9 아래로 마감하면 하락 보호가 옳았다는 쪽에 힘이 실립니다. 그 경우에도 하이일드 가산금리가 350bp 아래에 있는 한, 신용이 확인한 하락으로까지 번졌다고 보기는 이릅니다.
내 경우엔
하락 보호가 풀리지 않은 반등 국면에서도, 그 반등이 계좌에 남기는 위험은 보유 자산마다 다릅니다. 먼저 지금 확신을 걸 만한 자리가 있는지부터 보면, 방향이 맞아떨어진 축은 모든 자산에서 하나도 없습니다.
| 자산 | 맞아떨어진 축 (6개 중) | 걸림돌 |
|---|---|---|
| SPY | 0 | 변동성 압축이 풀리지 않았고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 얇다 |
| QQQ | 0 | 일봉 구조 약세, 거래량 지표(OBV·A/D) 마이너스 |
| IWM | 0 | 200일 지수이동평균 아래, 시장 폭이 위험 회피 쪽 |
| TLT | 0 | 곡선이 평평해지며 12월 인상을 반영 |
| USO | 0 | 볼린저 밴드 상단 위 과열 |
| GLD | 0 | 모든 지수이동평균 아래, 금리 역풍 |
| BTC | 0 | 방향 신호 없음 |
읽는 법: 매크로·밸류에이션·수급·차트·심리·이벤트 여섯 축 가운데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축의 개수이며, 다섯 개 이상이어야 확신이 높은 자리로 봅니다. 반등이 나온 날에도 어느 자산 하나 축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지금이 방향을 걸 자리가 아니라는 판단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 국내 반도체 비중이 큰 쪽 — 미국 반도체가 반등을 이끌었지만, SOXX는 아직 중기 지수이동평균($540.9)을 밑돌아 이 반등이 코스피에 주는 의미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걱정을 덜어 줄 증거는 SOXX가 그 중기 지수이동평균 위로 올라서는 것입니다.
- 미국 지수에 적립하는 쪽 — 주식이 국채보다 더 주는 보상이 거의 사라진 상태에서 반등이 이익 상향이 없는 나스닥 100 쪽에 몰렸다는 점이 달라진 위험입니다. 덜 걱정해도 되는 증거는 IWM이 200일 지수이동평균을, XLF가 50일 지수이동평균을 되찾고 폭락 보험료까지 내려오는 것으로, 반등이 대형 기술주 밖으로 넓어졌다는 뜻이 됩니다.
- 장기채(TLT)로 주식 하락에 대비하는 쪽 — 단기 금리가 더 빨리 오르는 가운데 TLT는 0.7% 내렸고, 주식이 흔들릴 때 장기채가 받쳐 주던 전제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덜 걱정해도 되는 첫 증거는 10년물 금리가 5.10% 아래로 내려오는 것입니다. 여기에 TLT가 $80.4 위를 함께 지켜야 장기채의 완충 역할을 다시 따져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가 반등을 이끈 날에도 폭락 보험료가 높게 남았다는 것은, 보유 자산마다 아직 내려놓지 않은 걱정이 하나씩 있고 그 걱정을 덜어 줄 증거도 서로 다른 곳에서 나와야 한다는 뜻입니다.
용어
- 지수이동평균(EMA) — 최근 가격일수록 더 큰 무게를 두어 계산한 평균선으로, 가격이 그 위에 있는지 아래에 있는지로 추세를 가늠합니다.
- OBV·A/D — OBV는 오른 날의 거래량은 더하고 내린 날의 거래량은 빼서 쌓은 지표입니다. A/D는 종가가 그날 범위의 어디쯤에서 형성됐는지에 거래량을 곱해 쌓은 지표입니다. 둘 다 마이너스면 누적으로는 매도 쪽 거래가 더 많았다는 뜻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