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원자재로 묶이는 금속인데 방향이 갈렸습니다. 금과 은은 크게 올랐고 구리는 내렸습니다. 셋을 사는 이유가 서로 다르다는 뜻이고, 그 차이가 지난 금요일 고용지표 이후 시장이 무엇을 새로 걱정하기 시작했는지를 드러냅니다.
무엇이 바뀌었나
금이 2.40% 올라 현물 $4,342.33이 됐고, 은은 3.31% 올랐습니다. 반대로 구리는 1.99% 내렸습니다. 오늘 자산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크게 움직인 것이 이 두 귀금속입니다.
먼저 기준 시점을 밝혀 둡니다. 금속과 환율은 8월 9일 기준이고, 주가지수와 변동성 지수는 8월 7일 종가 기준입니다. 한 화면 안에 이틀 차이가 섞여 있으니, 아래 숫자들을 같은 시각의 스냅샷으로 읽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변화는 고용입니다. 지난 편에서 “오늘 밤 발표라 아직 결과 전”이라고 적어 둔 7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나왔습니다. 예상 8만 3천 명 증가에 대해 2만 3천 명 감소입니다. 직전치는 2만 명 증가였습니다. 5월과 6월 수치도 합쳐서 10만 3천 명이 깎였습니다. 다만 안을 열어 보면 혼조입니다. 정부가 5만 3천 명 줄인 반면 민간 고용은 3만 명 늘었습니다. 실업률은 예상 4.2%보다 낮은 4.1%로 내려갔는데,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줄어든 결과라 좋게 포장된 쪽에 가깝습니다.
세 번째는 채권 커브의 모양입니다. 지난 편에서는 커브 전 구간이 함께 올랐다고 전해 드렸습니다. 이번엔 방향이 반대이고, 폭도 구간마다 다릅니다. 2년물이 4.204%로 4.1bp 내렸고, 10년물은 4.66%로 1.0bp 내렸습니다. 그런데 30년물은 5.21%로 보합입니다. 짧은 쪽만 내리고 가장 긴 쪽은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네 번째는 시나리오 지형입니다. 지난 편에서 29% 대 29%로 동률이 됐다고 전해 드린 두 시나리오가 다시 갈라졌습니다. 3개월 기준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31%(직전 대비 +2%포인트), 골디락스가 26%(−3%포인트), 침체가 19%(+1%포인트)입니다. 리플레이션 13%와 이례적 급변 11%는 변동이 없습니다. 골디락스를 낮춘 사유로는 고용 결과와 함께 “채권시장 장기 구간이 물가 둔화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적혔습니다. 장기물 TLT는 $81.92로 20일·50일·200일 이동평균을 모두 밑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식은 올랐지만 오른 자리가 좁습니다. 나스닥 선물이 +1.18%, 러셀 선물 +1.08%, S&P500 선물 +0.58%, 다우 선물 +0.26%입니다. 변동성 지수는 1.65% 내린 14.90입니다.
그대로인 것
- 9월 연준 회의 인상 확률 61.9%, 동결 38.1%입니다. 현재 정책금리는 3.50~3.75%입니다. 고용이 마이너스로 나온 뒤에도 이 값은 그대로이고, 3개월물 국채 3.71%가 함의하는 약 58%와도 4%포인트 안쪽으로 붙어 있습니다. 다음 결판은 9월 16일입니다.
- 연준의 목표 물가지표인 근원 PCE의 3개월 연율 2.89%는 6월치이며 7월 30일 발표된 값입니다. 완화 중단 기준선 3.00%를 11bp 차이로 밑돌고 있고, 6개월 연율 3.76%는 여전히 반대를 가리킵니다. 다음 갱신은 8월 26일입니다.
- 미시간대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 3.3%는 7월 확정치로 7월 31일 발표됐고 변동이 없습니다. 기대가 풀리는 기준선 3.0%를 계속 웃도는 자리입니다.
세 항목 모두 오늘 가격을 움직인 원인이 아니라 배경 조건입니다. 값이 그대로라는 사실 자체가 오늘의 뉴스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해석
금이 오른 경로부터 좁혀 보겠습니다. 보통 금을 밀어 올리는 힘은 둘입니다. 실질금리가 내려가거나, 달러가 약해지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둘 다 아닙니다. 실질금리는 2.41%입니다. 10년물 4.66%에서 시장 기대 인플레이션 2.25%를 뺀 값이며, 역사적으로 꽤 조이는 수준입니다. 환율도 멈춰 있었습니다. 같은 세션에서 유로/달러 +0.045%, 달러/엔 −0.027%, 달러/원 +0.002%였습니다. 두 경로가 다 막히면 남는 설명은 하나입니다. 정책이 물가를 잡아 줄 것이라는 믿음의 값이 흔들린 것입니다.
그 흔들림은 숫자로도 보입니다. 가계가 답한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3%인데, 채권 가격에 담긴 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25%입니다. 105bp 차이입니다. 물가가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에 대해 사람과 시장이 이만큼 다르게 답하고 있다는 뜻이고, 그 간극이 금을 사는 이유가 됩니다.
구리가 반대로 간 것도 같은 그림의 뒷면입니다. 금과 은은 화폐 쪽 수요로 오르고, 구리는 경기 쪽 수요를 반영합니다. 다만 여기서 과장은 금물입니다. 구리의 레벨은 52주 범위의 89.2% 지점, 연중 고점 대비 3.9% 아래로 여전히 높은 자리입니다. 오늘 방향이 아래였을 뿐 침체를 확인해 주는 위치는 아닙니다. 같은 세션에서 XLE가 −1.13%로 가장 약한 섹터였던 것과 묶어 보면, 오늘 마지막에 산 사람은 경기 사이클이 아니라 화폐 쪽 보험을 산 셈입니다.
여기서 가장 깨끗한 신호는 채권에 있습니다. 2년물이 4.1bp 내린 날 30년물이 하락을 거부했습니다. 짧은 금리는 “고용이 나쁘니 인상이 어렵겠다”를 반영했는데, 긴 금리는 그 논리를 받아 주지 않았습니다. 통합 브리핑은 이 조합을 이번 데이터셋에서 가장 깨끗한 단일 신호로 꼽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왜 골디락스가 3%포인트 깎였는지에 대한 답이기도 합니다. 물가가 정말 식는다면 가장 먼저 반응해야 할 자리가 30년물인데, 그 자리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표면과 속도 갈립니다.
| 표면 (눈에 보이는 분위기) | 속 (큰손들의 행동) |
|---|---|
| 지수는 전부 올랐다 — 나스닥 선물 +1.18%, 러셀 선물 +1.08%, S&P500 +0.58% | 오른 곳은 좁다 — ARKK가 평균 거래량의 131%를 동반해 +4.89%인 반면, 금리 민감 가치주와 경기민감주는 뒤처졌다(XLF −0.36%, XLE −1.13%) |
| 변동성 지수는 14.90으로 1.65% 더 내려 잠잠하다 | 실제 움직인 폭은 연율 18.57%로 변동성 지수보다 3.67포인트 높다 |
| 개인 심리 서베이는 약세 38.0이 강세 37.0을 앞서 도취감이 없다 | 폭락 보험은 더 팔렸다 — CBOE Skew 132.57은 20일 평균 142.54보다 9.97포인트 낮고, 전체 풋/콜은 0.88에서 0.76으로 내렸다 |
쉽게 말하면, 지수는 올랐지만 참여가 몰린 곳은 가장 멀리 있는 성장주 한 칸뿐이었습니다. 그 사이 시장은 보험을 더 팔았습니다. 이건 하락을 예고하는 신호가 아닙니다. 다만 실제로 흔들릴 때 받쳐 줄 방어가 얇은 상태에서 출발한다는 뜻이라, 평범한 조정이 갭으로 번질 여지를 키웁니다. 특히 QQQ는 20일 이동평균까지 완충이 하루 평균 변동폭의 1.25배뿐인데 SPY는 2.26배라, 같은 충격에도 먼저 맞는 쪽이 정해져 있습니다.
옵션 플로우 관찰
- 큰손 자금의 방향: 규모는 기관급으로 분류됐지만 방향 지표는 중립으로 찍혔습니다. 얼마가 오갔는지는 보이는데 어느 쪽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 하락 보험 수요: 개별 종목 풋/콜은 0.54, 전체 풋/콜은 0.76입니다. 개별 종목 쪽에서 하락에 대비하는 주문이 특히 얇습니다.
- 딜러 포지션: 최근 10거래일 중 대형주 지수는 5일, 나스닥100은 7일이 마이너스 감마 세션이었습니다. 딜러의 헤지가 가격 움직임을 누르는 쪽이 아니라 키우는 쪽으로 넘어간 구간입니다.
지난 예고 채점
지난 편이 표로 예고한 7월 고용지표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시 기준선은 “5만 명을 밑돌면서 실업률이 4.4% 이상이면 침체 확률이 18%에서 28%로 뛴다”였습니다. 실제로는 2만 3천 명 감소로 앞 조건은 충족했지만 실업률이 4.1%로 내려가 뒤 조건은 어긋났습니다. 둘 중 하나만 성립한 결과 침체 확률은 19%로 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두 조건을 함께 걸어 둔 것이 결과적으로 옳았습니다.
감시 항목으로 지목했던 CBOE Skew 130선은 지켜졌습니다. 오늘 값은 132.57입니다. 다만 20일 평균과의 격차는 9.97포인트로 지난 편에 적었던 것보다 더 벌어졌습니다. 선은 지켰는데 그 선으로 향하는 속도는 빨라진 셈이라, 이 항목은 채점 완료가 아니라 관찰 유지로 남깁니다.
주요 일정
| 날짜 | 이벤트 | 왜 중요한가 |
|---|---|---|
| 8월 12일 (수) | 7월 소비자물가(CPI) | 근원 전월비가 0.30% 이상이면 스태그플레이션이 31%에서 43%로 오르고 골디락스는 26%에서 17%로 내려간다. 반대로 0.1% 이하가 두 번째로 나오면 방어를 걷는 조건이 된다 |
| 8월 13일 (목) | 7월 생산자물가(PPI) | 전월비가 0.40% 이상이면 생산자 단계 3개월 연율이 6%를 계속 웃돌아, 소비자물가로 넘어올 압력이 유지된다 |
| 8월 26일 (수) | 7월 근원 PCE + 2분기 GDP 수정치 | 3개월 연율이 2.50% 아래로 내려가면 골디락스가 26%에서 38%로 올라간다. 단 30년물이 5.21% 이상을 유지하면 32%에서 멈춘다 |
| 9월 16일 (수) | FOMC + 점도표 | 인상 61.9% 대 동결 38.1% 프라이싱의 결판. 현재 정책금리 3.50~3.75% |
- 무엇을 보면 되나: 8월 12일 7월 근원 소비자물가 전월비 — 0.30%와 0.1%가 시나리오를 양쪽으로 가르는 경계입니다
내 경우엔
먼저 정합 점검입니다. 통합 브리핑은 후보마다 여섯 축을 채점하고, 여섯 칸 중 다섯 칸 이상이 맞아떨어질 때만 확신이 높다고 봅니다.
| 후보 | 매크로 | 밸류에이션 | 수급 | 차트 | 변동성 | 신용 | 종합 |
|---|---|---|---|---|---|---|---|
| 주식 방어 구조 | ○ | ○ | ○ | ○ | ○ | ✗ | 5/6 (높음) |
| 금 | ○ | ○ | ✗ | ○ | ○ | ○ | 5/6 (높음) |
| 장기 국채 축소 | ○ | ○ | — | ○ | ○ | ✗ | 4/6 (중간) |
| 은 | ○ | — | ✗ | ✗ | ○ | ○ | 3/6 (중간) |
| 지수 신규 진입 | ✗ | ✗ | ✗ | ○ | ○ | ○ | 2/6 (낮음) |
읽는 법: ○는 방향이 맞아떨어지는 축, ✗는 어긋나는 축, —는 해당 없음입니다. 오늘은 방어 구조와 금이 다섯 칸으로 가장 높고, 지수를 새로 사는 쪽은 두 칸으로 가장 낮습니다. 방어 구조가 신용에서 걸린 이유는 고수익채 가산금리가 271bp로 오히려 4bp 좁혀져 아무 경고도 주지 않기 때문이고, 금이 수급에서 걸린 이유는 재고와 자금 흐름 데이터를 이번 사이클에 확보하지 못해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국면은 디스인플레이션 우위라는 이름으로만 적어 둡니다.
보유 유형별로 보면 이렇습니다.
- 미국 ETF 자동적립러 — 적립을 멈출 국면은 아닙니다. 지난 편과 달라진 점은 국채 대신 주식을 드는 대가가 더 얇아졌다는 것입니다. 지난 편에서 전해 드린 그 보상이 이번엔 0.34%포인트까지 좁혀졌습니다. 통합 브리핑은 장기 금리가 34bp만 되밀려 올라가도 이 값이 마이너스로 뒤집힌다고 봤습니다. 적립은 그대로 두되, 목돈을 새로 넣는 판단은 8월 12일 물가를 확인하고 해도 늦지 않은 자리입니다.
- 금·은 보유자 — 볼 것은 은입니다. 금은 200일 이동평균을 되찾았지만 은(SLV)은 $57.50으로 200일선 $58.89를 2.4% 아래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이 선 위에서 하루를 마치면 귀금속 전반이 확인되고, 그 전까지는 금 혼자 가는 그림입니다. 위 정합 표에서 금이 다섯 칸, 은이 세 칸으로 갈린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 국장 중심 보유자 — 달러/원이 1,407.81로 20일 이동평균보다 2.04%, 200일 이동평균보다 4.69% 아래입니다. 상대강도지수는 23.98로 눌린 자리이고, 한미 정책금리 차이는 88bp입니다. 이자를 주는 쪽 통화가 강하게 밀리는 조합이라, 아래쪽으로 더 갈 경우 당국 대응 이야기가 나올 구간이 가까워집니다. 환율 방향이 국내 지수의 외국인 수급과 함께 움직이는지가 먼저 확인할 순서입니다.
- 단타·레버리지 — 8월 12일 물가 발표가 이번 주에 결과가 양쪽으로 갈리는 유일한 자리입니다. 그런데 대형주 지수 옵션의 변동성 순위는 11.2로 1년 범위의 바닥 부근입니다. 이벤트가 사실상 가격에 안 들어가 있다는 뜻이고, 딜러가 마이너스 감마 구간이라 움직임이 증폭될 여지도 있습니다. 방향은 양쪽으로 열려 있으므로 발표를 확인하고 움직이는 쪽이 신중합니다.
용어
- 실질금리: 명목 금리에서 시장이 예상하는 물가 상승률을 뺀 값. 여기서는 10년물 4.66%에서 기대 인플레이션 2.25%를 뺀 2.41%입니다. 이 값이 높을수록 이자를 주지 않는 금에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 기대 인플레이션 격차: 가계 설문이 답한 물가 전망과 채권 가격에 담긴 물가 전망의 차이. 오늘은 3.3% 대 2.25%로 105bp 벌어져 있습니다.
- 불 스티프너: 짧은 만기 금리가 긴 만기보다 더 많이 내려 금리 곡선이 가팔라지는 형태. 오늘 2년물만 4.1bp 내리고 30년물이 보합인 모양이 여기 해당합니다.
- 딜러 감마: 옵션을 파는 쪽이 위험을 상쇄하려고 하는 매매의 방향성. 마이너스이면 가격이 오를 때 더 사고 내릴 때 더 팔게 되어 움직임을 키웁니다.
- CBOE Skew: 폭락에 대비하는 깊은 외가격 풋옵션이 콜옵션 대비 얼마나 비싼지를 재는 지표. 값이 내려가면 폭락 보험 수요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