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바뀌었나
지난 편이 ‘주식도 금도 국채도 다 같이 오른 하루’였다면, 이번 편은 그 반등이 한 걸음 더 나가면서 성격을 드러낸 날입니다. 나스닥 100 선물이 3.21%, S&P500 선물이 1.92% 올랐습니다. 지난 편에서 못 따라왔던 반도체가 이번엔 앞장섰습니다 — 반도체 ETF SOXX가 6.80%, 기술주 대용 지표들도 나란히 올랐습니다. 여기까지는 더 강해진 위험선호처럼 보입니다.
바뀐 진짜 그림은 포지션 쪽에 있습니다. 폭락에 대비한 보험이 이틀 만에 걷혔습니다. 외가격 풋이 콜보다 얼마나 비싼지를 재는 CBOE Skew가 141.23 → 139.96 → 126.41로 무너져 20일 평균 144.44를 크게 밑돌았고, 공포·탐욕 지수는 42.5 → 45.8 → 58.1로 뛰어 ‘탐욕’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반등을 좇아 개별 종목 콜을 사면서, 정작 깊은 하락을 막아줄 보험은 팔아치운 겁니다.
배경 확률표도 같은 날 재배열됐습니다. 침체 확률이 18%에서 22%로 4%포인트 올랐고, 스태그플레이션은 28%에서 25%로 3%포인트 내렸습니다(골디락스 30%). 침체를 밀어올린 건 구인건수(JOLTS)입니다. 이번 사이클 데이터 갱신에서 7,594K에서 7,359K로 줄었습니다. 일자리 공고가 줄어드는 방향은 잡음 한 달로는 잘 뒤집히지 않는 추세로 표시됐습니다.
한 가지 더 달라진 것은 금리 인상 확률의 취급입니다. 지난 편은 9월 인상 확률을 63.2%로 인용했지만, 이번엔 페드워치(CME 금리 선물)가 전일 대비 방향이 뒤집혀 ‘신뢰도 낮음(SUSPECT)’으로 표시됐습니다. 그래서 방향은 아예 인용하지 않고 동결 확률(9월 16일 45.6%)만 씁니다.
그대로인 것
표면이 시끄러웠던 오늘도 꿈쩍하지 않은 배경 조건이 셋 있습니다. 오늘 가격을 움직인 원인이 아니라, 그 움직임이 놓인 자리입니다.
- 침체 신호 부재: 공식 침체 전환점 스캔은 세 관문 중 0개입니다(고용 임계 신호 미충족·구인건수 12개월 고점 대비 약 3% 하회·청구건수 저점 대비 +4.8%). 다음 고용보고서는 8월 7일입니다.
- 낡은 물가·고용 데이터: 이번 판단의 근거가 되는 물가·고용 지표는 여전히 6월 기준입니다. 판정은 8월 12일 근원 소비자물가(CPI), 8월 26일 근원 PCE가 내립니다.
- 신용시장의 침묵: 고수익 채권 가산금리(HY 스프레드)는 278bp로 낮은 구간에 그대로 머뭅니다.
셋 다 지난 편 이 자리에 있던 배경입니다. 다시 부르는 이유는, 오늘 자산 가격이 크게 움직인 와중에도 이 세 축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해석
넓게 오른 날의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반등을 ‘좋아졌다’로 읽어도 될까요.
답은 ‘무엇이 올렸느냐’에 있습니다. 실적이 올린 게 아닙니다. 지수가 넓게 오른 건, 유가가 급락한 자리에서 얻은 물가 개선분을 시장이 ‘싸진 할인율’로 받아 하루에 다 써버렸기 때문입니다. 즉 이익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오래 돈을 빌려주는 값이 잠깐 낮아졌다는 안도감이 값을 매긴 겁니다. 안도감은 언제든 되돌려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표면과 속이 갈립니다.
| 표면 (눈에 보이는 분위기) | 속 (큰손들의 행동) |
|---|---|
| 지수는 넓게 반등 — 나스닥 선물 +3.21%, S&P 선물 +1.92% | 실적이 올린 게 아니다 — 동력은 하루 만에 −5.51% 무너진 유가가 빌려준 ‘싸진 할인율’ 안도 |
| 개인 심리는 ‘탐욕’ — 공포·탐욕 58.1, 폭락 보험(CBOE Skew) 126.41로 급락 | 딜러는 하락을 키우는 쪽 — S&P 10거래일 중 8일 감마 마이너스, 게다가 상승일에 공포지수(VIX)는 +4.04% |
| 지수는 신고가 부근 — 밸류 자동 태그 ‘EXTREME_CHEAP’ | 완충은 거의 없다 — 주식 위험프리미엄 +0.47%포인트, 10년 금리 45~50bp면 통째로 소멸 |
쉽게 말하면, 화면 위 표정은 ‘다 같이 올라 안심’인데, 속을 보면 반등을 이끈 건 실적이 아니고, 큰손들은 깊은 하락에 대비한 보험을 오히려 걷어냈으며, 딜러는 하락을 증폭시키는 쪽에 열흘 중 여드레를 쏠려 있습니다. 오늘 무너질 위험은 아니지만, 헤지를 걷어낸 채로 이벤트가 몰린 구간에 들어서면 작은 악재도 ‘천천히’가 아니라 ‘한 번에’ 반영될 여지가 커집니다.
그럼 왜 완충이 문제냐면, 주식이 국채 대비 가진 여유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S&P500이 안전한 10년 국채(4.63%) 대신 주식 위험을 떠안는 대가(명목 주식 위험프리미엄)는 +0.47%포인트뿐입니다. 밸류 자동 태그는 선행 P/E 19.6배를 근거로 ‘아주 싸다’고 표시하지만, 이건 되돌아본 5년 창에 2022~2023년 금리 충격이 끼어 지금 배수가 상대적으로 얌전해 보이는 착시입니다.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은 41.5배, 후행 P/E는 27.2배로, 실무적으로는 싸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배경 확률표가 침체 쪽으로 4%포인트 옮겨간 것도 같은 렌즈로 읽힙니다. 물가가 식는 신호는 진짜지만, 그건 근원 물가가 잡혀서가 아니라 유가가 빌려준 것입니다. 식품·에너지를 뺀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년비 4.7%로 오히려 가속 중이고, 에너지는 전년비로는 여전히 플러스라 유리했던 기저효과가 곧 반대로 돌아설 자리입니다. 그래서 리포트는 같은 데이터가 세 가지 이야기(에너지 되돌림·기간 프리미엄 재평가·진짜 근원 확산)를 동시에 지탱한다고 보고, 어느 하나도 확신 기준을 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직하게 ‘한쪽으로 베팅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답니다. 승자를 가르는 건 8월 12일 물가입니다.
옵션 플로우 관찰
(단일 벤더 데이터라 방향은 읽지 않고 지금 상태만 적습니다.)
- 기관 옵션 자금은 규모는 기관급이지만 방향이 ‘중립’으로 표시돼, 이번엔 방향 근거로 쓰지 않습니다.
- 폭락 대비 보험 수요는 걷혔지만, 지수 자체를 덮는 하락 보험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 큰손들은 지수 헤지를 붙인 채로 개별 종목 콜을 쫓아가는 모습입니다.
- 딜러(마켓메이커)는 가격 움직임을 키우는 쪽에 있어, 하락이 나오면 그 속도를 급하게 만드는 성격입니다.
지난 예고 채점
지난 통합 Column(8월 4일자)이 ‘무엇을 보면 되나’로 지목한 것은, S&P500이 759.46달러(선물 7,650) 위에서 마감하면 상승 경로가 열리고, 744.51달러(선물 7,501) 아래로 마감하면 눌린 변동성이 아래로 풀렸다는 확인이 된다는 두 갈래였습니다.
오늘 결과는 위쪽이 켜졌습니다. S&P500 선물은 7,774.50으로 1.92% 오르며 지목 레벨(7,650)을 위로 넘겼고, S&P500 ETF도 771.28달러로 그 위에 올라섰습니다. 지난 편의 서술대로라면 ‘상승 경로가 열린’ 쪽입니다.
다만 그 돌파에 지난 편이 붙였던 ‘골디락스 쪽에 무게’는 이번 소스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침체 확률이 4%포인트 올랐고 골디락스는 소폭 내렸습니다. 즉 가격은 위로 넘었지만 확률 무게는 그 방향을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 레벨 돌파는 맞았고, 그 돌파가 담고 있다던 이야기까지 실현된 건 아니라고 기록합니다.
같은 편이 함께 짚은 8월 7일 고용보고서와 8월 12일 근원 CPI는 아직 발표 전입니다. 결과가 나오면 그때 채점합니다.
주요 일정
오늘 반등은 넓었지만, 골디락스와 스태그플레이션의 교착을 실제로 가르는 건 아래 날짜들입니다.
| 날짜 | 이벤트 | 왜 중요한가 |
|---|---|---|
| 8월 7일 (금) | 7월 비농업 고용(NFP) | 5만 명을 밑돌면 침체 확률이 22%에서 34%로 뛰고, 15만 명을 넘으면 매파 시나리오가 복원된다 — 확률 분포를 가장 크게 정리하는 이벤트 |
| 8월 12일 (수) | 7월 근원 소비자물가(CPI) 전월비 | 7월 7일 이후 오른 휘발유 가격이 반영되는 첫 지표. 전월비가 0.30% 이상이면 스태그플레이션이 25%에서 37%로 오른다 — 이번 판단의 결정적 기준 |
| 8월 13일 (목) | 7월 생산자물가(PPI) | 상류 단계 확인. 식품·에너지 뺀 근원이 두 달 연속 가속하면, 1~3개월 뒤 근원 PCE로 번지는 전이 경로가 켜진다 |
| 8월 26일 (수) | 7월 근원 PCE + 2분기 GDP 수정치 | 근원 PCE 전월비가 0.10% 이하로 3개월 연율을 2.50% 아래로 낮추면 골디락스가 42%로 확인된다 |
| 9월 16일 (수) | FOMC + 점도표 | 동결 확률 45.6%(방향은 인용 불가 — 페드워치 신뢰도 낮음). 매파 반대표가 몇이나 나오는지를 본다 |
- 무엇을 보면 되나: 주식 풋/콜 비율 0.50선입니다(현재 0.55, 5bp 거리). 이 아래로 내려가면 30일 안에 5% 이상 조정이 나올 확률이 46%에서 56%로 올라간다는 게 소스가 짚는 가장 가까운 임계입니다. 지난 편의 감시축(S&P 레벨)이 오늘 위쪽으로 이미 정리된 만큼, 다음 방향의 가장 빠른 신호를 가격이 아니라 포지션 쪽으로 옮겨 둡니다.
내 경우엔
먼저 지금이 어떤 자리인지 봅니다. 통합 분석이 여섯 관점을 종합해 본 시장 전반은 이렇습니다.
| 매크로 | 밸류에이션 | 수급 | 차트 | 심리 | 이벤트 | 종합 |
|---|---|---|---|---|---|---|
| △ | ✗ | ✗ | △ | △ | ✗ | 부분 정합 — ○ 없음 |
읽는 법: ○는 방향이 맞아떨어지는 축, △는 애매한 축, ✗는 반대로 가는 축입니다. 여섯 칸 중 ○가 서넛은 돼야 흔한 자리라고 보는데, 오늘은 넓게 반등했는데도 ○가 하나도 없습니다. 밸류에이션은 완충이 얇아 반대(✗), 수급은 딜러 감마가 하락을 키우는 쪽이라 반대(✗), 이벤트는 헤지를 걷은 채 발표가 몰려 반대(✗)입니다. 실제로 통합 분석이 ‘확신 기준(6칸 중 5칸)’을 넘겼다고 본 자리는 주식이 아니라 장기 국채 쪽 하나뿐이고, 주식은 넓게 봐도 실행 기준선 아래입니다.
보유 성격에 따라 이 국면을 보는 법이 다릅니다.
- 미국 ETF를 자동적립하는 분: 자동적립은 그대로 리듬을 지키는 자리입니다. 다만 오늘은 지난 편보다 반등이 더 컸는데도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비싼 구간(선행 P/E 19.6배)이고 국채 대비 완충이 +0.47%포인트로 얇습니다. 목돈을 새로 넣을지는 8월 12일 물가 지표를 확인하고 판단해도 늦지 않은 자리로 봅니다.
- 단기·레버리지 매매를 하는 분: 지수는 넓게 반등했지만 딜러 포지션이 가격 움직임을 키우는 쪽으로 열흘 중 여드레를 쏠려 있고, 상승일인데도 공포지수가 4.04% 올랐습니다. 반등을 추격하기보다 ‘무엇을 보면 되나’로 짚은 주식 풋/콜 0.50선을 먼저 확인하고 움직이는 게 신중합니다.
- 국내 주식만 들고 있는 분: 원/달러가 1,430.09원으로 세 이동평균을 모두 밑돌고 있습니다(RSI 29.76). 오늘 달라진 건 미 반도체가 크게 앞장섰다는 점이라, 코스피 방향의 앞선 신호로는 미 반도체 ETF(SOXX)가 어느 쪽으로 도는지와 원화가 미 장기 금리에 같이 움직이는지를 보는 게 순서입니다.
- 물가 헤지를 고민하는 분: 금은 4,077.68달러에서 0.54%, 은은 2.30% 올랐습니다. 다만 실질 장기 금리가 부담스러운 자리라 추세는 아직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방향보다 레벨을 보는 자산이라, 리플레이션이 진짜 인플레이션으로 확인되는 신호(5년 기대인플레이션 2.19%가 2.55% 위로)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용어
- 기간 프리미엄: 만기가 긴 국채를 오래 들고 있는 대가로 투자자가 추가로 요구하는 보상입니다. 재정적자·국채 발행 부담이 커지면 함께 올라갑니다.
- 주식 위험프리미엄: 주식의 기대수익이 안전한 국채 금리보다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완충폭입니다. 좁을수록 금리 상승에 취약합니다.
- CBOE Skew: 폭락에 대비한 외가격 풋옵션이 콜옵션보다 얼마나 비싼지를 재는 지표로, 높을수록 하락 보험에 웃돈이 붙어 있다는 뜻입니다.
- 딜러 감마: 옵션 딜러(마켓메이커)의 포지션 성격입니다. 마이너스면 딜러가 하락을 완화하는 대신 오히려 증폭시키는 쪽으로 대응합니다.
- 주식 풋/콜 비율: 풋옵션과 콜옵션의 거래 비율입니다. 낮을수록 하락 대비 심리가 옅어진(안일해진) 상태로 봅니다.
- 근원 PCE: 연준이 물가 목표(2%)를 판단할 때 실제로 보는 지표로, 변동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개인소비지출 물가입니다.
- 골디락스 / 스태그플레이션 / 리플레이션: 골디락스는 성장은 이어지되 물가가 식는 연착륙, 스태그플레이션은 성장은 식는데 물가는 뜨거운 국면, 리플레이션은 물가가 다시 붙는 국면을 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