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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이 던진 물량은 누가 받았나 — 반도체 반등의 수급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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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Macrogic 편집장입니다. Editor’s Insight는 편집장의 주관으로 작성되는 글이며, 데이터 기반 방법론적 분석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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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1일, 삼성전자는 25만 9,000원에 마감했습니다. 하루 만에 6.15% 오른 값이에요. 오전 한때 5.23%였던 상승 폭이 장이 끝날 때까지 오히려 더 벌어졌습니다. SK하이닉스도 4.08% 올라 183만 6,000원에 마쳤고요.

그런데 불과 하룻밤 전이 정반대였습니다. 종목토론방과 X에는 ‘고점 대비 30% 빠졌다’는 글이 돌고 있었거든요. 확인된 수치는 아니에요. 다만 그런 말이 나올 만큼 분위기가 나빴다는 건 분명합니다.

하루 만에 시장이 마음을 바꾼 걸까요. 저는 조금 다르게 봐요. 마음이 바뀐 게 아니라, 며칠 전에 이미 벌어진 일이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반등을 가격이 아니라 수급으로 뜯어보려고 해요. 누가 팔았고, 누가 받았는지.

삼성전자 투자자별 매매 규모 — 7월 13일 기관 325만 주·외국인 72만 주 순매도에 개인 420만 주 순매수, 7월 16일 기관 457만 주·외국인 83만 주 순매도에 개인 521만 주 순매수

7월 13일은 삼성전자가 3만 원 넘게 빠진 날이에요. 그날 기관이 325만 주, 외국인이 72만 주를 팔았습니다. 두 큰손이 내놓은 물량을 받아낸 쪽은 개인이었어요. 420만 주였습니다.

사흘 뒤인 16일에는 규모가 커집니다. 기관 457만 주에 외국인 83만 주. 개인은 521만 주를 받았고요.

두 날을 나란히 놓으면 그림이 선명해져요. 13일에는 개인이 사들인 양이 두 큰손이 판 양보다 많았고, 16일에는 거의 다 받아냈습니다. 이번 하락은 큰손이 내려놓고 개인이 받아 든 하락이었어요.

그리고 태평양 건너에서도 얼굴이 닮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저희 데스크가 추적하는 미국 기업 내부자 거래를 보면, 22개 종목 전부가 매도였어요. 사들인 건 한 건도 없었고요.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임원들이 자기 회사 주식을 내놓은 겁니다. 그 강도가 가장 셌던 곳은 애플과 엔비디아였어요. 그리고 같은 종목의 콜옵션, 그러니까 주가가 오르면 이익을 보는 권리 쪽으로는 개인 자금이 몰렸습니다.

두 거래가 직접 이어진 건 아니에요. 내부자가 판 주식을 개인이 그대로 받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내려놓는 쪽과 올라타는 쪽의 얼굴은, 한국과 미국이 닮아 있었어요.

그럼 이런 구조에서 왜 반등이 나왔을까요.

저는 ‘공포가 붐볐다’는 사실 자체에서 실마리를 찾아요. 공포탐욕지수는 37.5로 공포 구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옵션 시장을 뜯어보면 이야기가 갈려요. 지수 전체를 대상으로 한 하방 보험 수요는 몰렸는데, 개별 종목 옵션은 평범한 수준이었거든요. 겁먹은 쪽은 시장 전체가 아니라 지수를 들고 있던 사람들이었다는 뜻이에요. 쏠림은 기술주에서 특히 두드러졌습니다. 하방 방어에 웃돈이 얼마나 얹혔는지 재는 지표를 보면, 나스닥 100 쪽은 74.8인데 S&P 500 쪽은 26.5에 그쳤어요.

이렇게 다들 아래쪽에 보험을 걸어둔 판에서는, 시장이 조용히 오르기만 해도 그 보험이 상승의 연료로 바뀝니다. 보험을 팔아둔 쪽은 위험을 덜려고 주식을 미리 팔아두는데, 주가가 오르면 그 판 것을 되사게 되거든요. 보험을 사둔 쪽도 쓸모없어진 보험을 접고 나면 뒤늦게 시장을 따라 들어오고요. 가장 붐비는 자리가 가장 아프게 틀리는 것. 시장에서는 이걸 페인 트레이드라고 부릅니다.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둘게요. 이게 오늘 반등의 확정된 원인은 아니에요. 저희 데스크도 공포를 거스르는 쪽에 실을 수 있는 확신을 낮음에서 중간 사이로 묶어두고 있습니다. 붐빈 하방 헤지가 반등을 키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지, 그것이 방아쇠였다고 증명된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남은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내려놓았던 큰손이 돌아오느냐.

7월 20일에 먼저 움직인 건 외국인이었어요. 삼성전자를 113만 주 사들이며 방향을 바꿨거든요. 그런데 기관은 같은 날에도 147만 주를 내놓았습니다. 한쪽만 돌아선 상태였죠.

그리고 오늘, 남은 한쪽도 발을 들였어요. 장 마감 후 집계를 보면 7월 21일 기관은 삼성전자를 182만 주 사들이며 순매수로 돌아섰습니다. 외국인도 194만 주를 보탰고요. 닷새 전만 해도 하루에 457만 주를 내놓던 쪽입니다.

다만 두 가지는 짚고 가야겠어요. 하나는 이게 하루치라는 겁니다. 하루의 방향 전환과 추세의 전환은 다르잖아요. 다른 하나는 복귀가 고르지 않다는 점이에요. 같은 날 SK하이닉스에서는 기관이 37만 주를 사들이는 동안 외국인은 오히려 24만 주를 내놓았거든요. 반도체가 한 덩어리로 움직이지는 않았습니다.

확인할 자리도 그대로 남아 있어요. 하나는 미국 반도체 ETF인 SOXX가 20일 평균선인 564.90달러를 되찾고 그 위에서 마감하는지. 7월 21일 리포트 산출 시점에는 그 선보다 7.2% 아래에 있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7월 30일에 나오는 6월 근원 PCE 물가지표고요. 저희 데스크는 이 숫자 하나로 앞으로 석 달 시나리오의 무게가 크게 갈린다고 보고 있어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번 하락은 큰손이 내려놓고 개인이 받아 든 하락이었어요. 그리고 오늘 반등에는 그 큰손이 하루 만에 방향을 되돌린 정황이 함께 찍혀 있습니다. 붐빈 하방 헤지가 그 위에 연료를 얹었을 가능성이 크고요.

그러니 지금 세어야 할 건 오늘 오른 폭이 아니라, 오늘 돌아선 발이 내일도 같은 쪽을 향하느냐예요. 볼 자리도, 날짜도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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