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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사이에 시장이 세 번 표정을 바꿨습니다. 고용 지표에 웃었다가, 반도체에 겁을 먹었다가, 오늘 다시 되돌렸습니다. 어지러운 장세죠. 그런데 이 어지러움을 푸는 열쇠가, 사실 어제 이 자리에서 드린 말씀 안에 있었습니다.
어제 글에서 저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미국 6월 고용이 쇼크였는데도(새 일자리 5만 7천 개, 시장 예상 11만 5천 개의 절반), 뉴욕 증시는 오히려 웃었다고요. 나쁜 지표가 “연준이 금리를 더 못 올린다”는 안도로 번역된 셈입니다. 그리고 그 반등의 진짜 이유로 저는 ‘쏠린 포지션’을 짚었습니다. 남들이 다 한쪽에 서 있을 때, 시장은 종종 그 반대로 움직인다고요.
거기까지는 예상한 그림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글을 올린 직후 나스닥이 급락했습니다. 특히 반도체가 무너졌어요. 미국 반도체 지수가 하루에 5% 넘게 빠졌고, 앞선 하루까지 합치면 낙폭은 더 컸습니다. “증시가 웃었다”고 쓴 바로 다음이라, 저도 잠깐 멈칫했습니다.

그런데 이 급락도 어제 드린 원리 밖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엔 방향만 반대였을 뿐이거든요. 그동안 인공지능과 반도체에는 낙관이 지나치게 쏠려 있었습니다. 개인 자금이 몰렸고, 밸류에이션(주가가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얼마나 비싼지)은 한껏 높아져 있었죠. 그렇게 한쪽으로 쏠린 낙관이, 실적 기대가 살짝 어긋나자 되감긴 겁니다. 겁먹은 쪽이든 들뜬 쪽이든, 과하게 쏠리면 반대로 아프게 움직입니다. 어제와 정확히 같은 원리였어요.
그리고 오늘, 시장은 또 한 번 되돌렸습니다.

한국 반도체가 급반등했습니다. 삼성전자가 8% 넘게, SK하이닉스는 11% 가까이 뛰었어요. 코스피도 5.76% 올라 8,000선을 되찾았고, 장중엔 프로그램 매수가 한꺼번에 몰려 ‘사이드카'(급등락 때 프로그램 매매를 잠깐 멈추는 장치)까지 걸렸습니다. 배경엔 이틀 급락에 대한 저가 매수가 깔렸고, 여기에 두 가지가 더해졌어요. 하나는 인공지능 기업 앤스로픽이 삼성과 맞춤형 칩 제조를 논의 중이라는 보도입니다(다만 아직 ‘논의’ 단계일 뿐, 확정된 계약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둘게요). 다른 하나는, 어제의 그 약한 고용이 만든 연준 완화 기대죠. 미국 프리마켓에서도 나스닥 선물이 1% 안팎 반등 중입니다. 단, 오늘은 미국이 독립기념일 연휴를 앞둔 단축장이에요. 거래가 얇은 만큼 정규장에서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고 봐야 합니다.
여기서 잠깐 정리해볼게요. 48시간 동안 시장은 세 번 움직였고, 매번 ‘과하게 쏠린 쪽’의 반대로 갔습니다. 공포에 쏠리자 안도 랠리가 나왔고, 낙관에 쏠리자 반도체가 꺾였고, 다시 공포에 쏠리자 급반등했습니다. 표정은 세 번 바뀌었지만, 그 아래에서 작동한 구조는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개인투자자로서 무엇을 챙기면 될까요. 저는 방향을 맞히려 애쓰기보다, “지금 사람들이 어느 쪽으로 과하게 쏠려 있나”를 먼저 봅니다. 하루하루의 표정 — 오늘은 웃고 내일은 겁먹는 — 을 쫓아다니면 매번 반 박자씩 늦거든요. 쏠림을 읽는 습관이, 표정을 쫓는 것보다 오래갑니다.
물론 이건 방향에 대한 관점이지, “지금 사라”는 신호가 아닙니다. 되돌림이 계속 위로만 간다는 보장도 없어요. 저희가 지켜보는 하방 경고선 — 예컨대 회사채와 국채의 금리 차이(크레딧 스프레드)가 벌어지기 시작하거나 시장 변동성이 튀는지 — 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어제 짚었던 ‘금이 정말 방패 역할을 해주는가’라는 물음도 아직 시험 중이고요.
결국 이번 48시간이 남긴 건 어떤 방향의 정답이 아니라, 태도 하나였습니다. 시장이 한쪽으로 겁먹거나 들뜰 때, 반대편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 저는 다음 며칠도 이 렌즈로 시장을 볼 생각입니다.
